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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눈물 탄식의 합동분향소 꿈도 못이루고 가니 너무 슬퍼 눈물도 나지 않아

“내가 아는 가장 친한 친구의 손자 손녀가 죽었다고 하네. 정말 하늘이 무너지고 너무 슬퍼.”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서울 녹사평역 광장에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합동분향소가 마련됐다. 이날 오후 12시쯤 한장섭(54) 씨는 급한 발걸음으로 추모 행렬에 가담했다. 한씨는 “내가 용돈도 몇 번 주고 했던 친구의 손자 손녀가 꿈도 이루지 못하고 가버렸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한씨를 비롯 합동분향소를 향한 추모객들의 행렬은 오후 내내 끊임없이 이어졌다. 오후 1시가 지나면서부턴 대기줄이 생겼고 이에 따라 3~4명이 동시에 추모를 진행하기도 했다. 추모객들은 분향소에서 국화꽃을 받아 헌화하거나 직접 가져온 꽃다발과 술을 놓고 묵념했다. 이따금 울음소리나 ‘안타까워서 어떡해’라며

이번 참사의 사망자가 대부분 20대였던 것으로 밝혀지며 또래 추모객들도 연이어 분향소를 찾았다. 참사 당일 대학 축제에 참석했다는 서재우(26) 씨는 “누구는 축제하고 있을 때 누구는 여기서 참사를 당하고 있었던 거다”라며 “당시 제 친구들도 부상을 당했고 마음이 너무 안 좋아서 추모하러 왔다”고 말했다.

오후 두 시쯤 세월호 참사 유가족 30여명도 현장에 도착했다. 세월호 추모 상징인 노란색 옷을 입고 온 이들은 헌화한 뒤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장동원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총괄팀장은 눈가가 붉어진 채 “세월호 참사 당시 10대, 20대였던 아이들이 무참하게 길거리에서 이런 참사를 당했다”며 “저희가 오늘 아픔을 함께 하고 이런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국가에 안전대책에 대해 권고하는 역할들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참사로 인한 트라우마에 대해 묻자 장 팀장은 “지금도 굉장히 힘들고 아픔이 여전하다”며 “이번 참사와 관련해 국가가 책임지고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래 바닥에는 추모객들이 가져온 국화나 해바라기 꽃다발, 주류, 쪽지들로 가득 채워졌다. 참사 소식을 접한 이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대한불교연화조계종 일경큰스님은 이날 묵념을 하고도 한동안 자리를 지켰다. 그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해 수행자 한 사람으로서 너무 안타깝다”며 “코로나로 힘든 시기 넘겼는데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대참사가 일어났다. 국가에선 한마음 한뜻으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전했다.

이날 분향소 한켠에는 윤석열 대통령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치권에서 보낸 조화도 놓여있었다.

이태원역 참사 현장에서 도보로 7분 정도 거리에 있는 녹사평역 광장 합동분향소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다음달 5일까지 24시간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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